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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반사, 너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싶다.

by 히즈대디 2024.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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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정반사의 개념

우리 몸은 균형이 깨지거나 자세가 급하게 바뀔 때 균형을 되찾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교정반사라고 합니다. 교정반사는 단순히 신체적인 부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존재합니다. 마음의 교정반사는 무엇인가 잘못된 것을 보면 그것을 고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반사적으로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신체적인 교정반사와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완전히 동일하지 않지만, 스스로 안정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상태로 되돌리고자 하는 성향은 몸과 마음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마음에 존재하는 교정반사는 가족 간의 가까운 사이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공부를 하지 않는 자녀를 본 부모는 자녀의 행동을 교정하여 공부를 하게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반사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서랍에서 물건을 꺼내 쓴 후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 남편을 보고 아내는 어지르는 행동을 교정하여 정리하게 만들고 싶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타인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 교정반사 반응입니다.

 

2. 양가감정과 교정반사

우리의 마음속에는 팔이 두 개 있는 상상의 저울이 하나가 있는데, 양가감정의 상반되는 두 감정이 양쪽에 각각 올려져 있습니다. 자녀의 마음 한쪽에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그리고 반대쪽에는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이 올려져 있습니다. 때로는 한쪽 마음이 커서 그쪽으로 행동하기도 하지만, 두 마음이 너무나 팽팽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어서 이럴까 저럴까 고민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바로 그때 외부에서 다른 누군가의 교정반사가 한쪽 마음을 자극하고 괴롭히면, 그 마음은 작아지게 되어 저울은 반대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우리의 마음은 외부에서 교정반사가 들어올 때, 이에 맞서 그 반대편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외부의 자극이 더 고통스럽거나, 집요할수록 그에 맞서는 내 속의 에너지는 더 커지게 됩니다. 평소에는 두 가지 마음이 나눠져 있다가도, 외부의 간섭이라는 하나의 적이 생기면 힘을 합쳐 그것에 대항하게 되는 것입니다. 

 

3. 교정반사 작용의 예시

자녀의 양가감정과 부모의 교정반사가 갈등하는 상황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자녀는 부모에게 공부에 대한 양가감정을 토로합니다. 공부를 해야 되는 것은 알지만, 오늘은 하고 싶지 않다고 자녀가 말합니다. 아이의 마음속에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오늘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러한 팽팽한 양가감정 속에서 공부를 하기 싫은 마음이 아주 미세하게 우세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부모는 자녀를 올바른 행동으로 이끌어주고 싶은 욕구, 즉 교정반사가 끓어오르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녀의 공부에 대한 양가감정을 해결하기 위한 부모의 특별한 해결책을 고안해 냅니다.. 그리고 부모는 자녀에게 그 해결책으로 설득하고 조언하며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해결책이지만, 자녀의 입장에서는 외부의 공격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녀의 마음은 외부의 교정반사에 맞서서 그 반대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공부를 하고 싶었던 마음들은 잠시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하기 싫은 마음들이 힘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제안한 그 해결책에 정면으로 반대하거나, 그 해결책의 문제나 단점을 찾고자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그러한 반격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자녀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인정하지 않고, 부모의 좋은 가르침에 억지를 부리며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해결책을 설득시키기 위해 더 강력하게 목소리를 높일 것입니다.

 

결국 자녀는 더 크게 반발하며 논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장소를 벗어나버리거나, 똥 씹은 표정으로 마지못해 부모의 해결책을 받아들이는 척하며 공부방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이를 본 부모는 자녀에 대해 철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좋은 가르침에 저항하고만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부모의 판단과 행동이 최선이었음을 다시 되뇝니다. 

 

4. 변화를 위한 첫걸음

이러한 상황은 부모와 자녀의 관계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관계,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됩니다. 양가감정의 팽팽했던 저울에서 누군가가 한쪽 역할을 맡게 되면 자연스럽게 나머지는 반대쪽 역할을 맡게 됩니다. 사람은 한 가지 입장을 대신하여 논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입장에 빠지게 되고, 어느새 자기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믿게 됩니다. 자기가 하는 말에 자기가 설득당하는 것입니다. , 자녀가 부모의 좋은 해결책을 폄하하거나 반대할 뜻이 없다고 해도, 자녀의 양가감정 중에서 한쪽은 부모가 선택해 버렸기 때문에, 자녀는 반대편 입장을 선택하여 스스로 반대편 입장이 옳음을 계속해서 설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것이 혹은 누군가가 비뚤어지면 이를 즉시 반사적으로 바르게 고치고자 하는 그 마음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변화가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원하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옳은 길을 가르치는 교정반사도 억제해야 하고, 변화도 추구해야 할 때 우리에게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답답한 상황 속에서 우리는 흔히 '왜 이 사람은 변화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며 고민합니다. 변화에 단순히 저항하는 이 사람을 생각하면서 고민하게 됩니다. 변화에 저항하는 상대방을 전제하고 어떻게 그것을 극복할지 생각합니다.

 

그러나 변화를 위해 진짜 고민해야 될 생각은 "무엇이 이 사람을 변화시키는가?'입니다. 이 사람이 변화 자체를 저항한다는 전제를 버리고, 이 사람이 변화되는 상황이나 조건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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